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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교육이 미래다] 초·중·고 이어 대학까지 포괄·체계적인 정보 교육과정 수립돼야




기고

2025년 적용될 교육과정 개정

인공지능과 데이터 과학 등

정보교육 핵심 내용 보강 필요··



우리는 자신의 주변 환경을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 그렇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오히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날씨나 지형 등 자연환경도 그렇지만 미세 먼지나 거주 환경이 더 그러하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지겨울 만큼 자주 듣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특히 더 그렇다.


혁명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를 일상적으로 들으면서 우리는 도대체 얼마나 큰 변화가 우리에게 다가올지 불안해한다. 어른들은 “우리 세대야 뭐 어차피 얼마 안 남았는데 뭘”하며 그냥 넘길 수도 있지만, 자식 세대에 대한 이야기라면 좀 다르다. 기를 쓰고 더 좋은 선택을 하려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준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교육도 시키고, 남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기발한 시도도 서슴지 않을 때가 있다.


인공지능, 빅 데이터, 머신러닝과 같은 전문 용어들이 우리의 일상에서 이미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컴퓨터가 처음 만들어진 것이 불과 수십 년 전이지만, 이미 우리 일상의 대부분이 컴퓨터가 만들어 낸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다음 세대에게 그 변화는 가히 혁명적일 것이라는 데에 모두 동의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살아갈 다음 세대를 위해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4차산업 혁명뿐 아니라 지속 가능이나 안전, 환경, 공정, 그리고 격차 해소도 중요하다. 하지만,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변화에 대한 적응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스스로가 자기 주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컴퓨터나 소프트웨어 그리고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미래라면 컴퓨팅 사고력 기반의 문제해결력이 핵심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 준비 중인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우리 사회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회다.


지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컴퓨팅사고력을 신장시키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필수로 반영한 수업시간은 총 51시간이다. 현재 초등학교, 중학교의 전체 수업시간을 합쳐보면 대략 9000시간이 조금 넘으니, 의무교육과정에서 소프트웨어나 인공지능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전체 수업 시간 중 약 0.55%에 불과한 형편이다.


이런 소극적인 반영의 결과로 우리 사회는 작년부터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그 민낯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각급 학교의 모든 수업이 원격으로 이루어지면서 많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은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IT 선진국을 자부하던 우리 사회가 예상하지 못한 참담한 모습이었다. 더욱이 학교별 교육 환경에 따라, 정보교사의 배치 여부에 따라 그 격차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한 안타까움을 느끼곤 하였다.


컴퓨터가 이미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고, 없어서는 안 될 만한 역할을 하고 있는 현실과 달리 그동안 학교에서는 컴퓨팅 기기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었다. 기기뿐 아니라 와이파이의 접속이나 정규 수업 시간의 실습 교육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중학교에서의 소프트웨어 교육이 필수화되었다고 했지만, 교육 현장에는 정보 교사가 없는 학교도 수두룩하다. 최근 한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중학교 중 절반가량은 1명의 정보교사도 배치되어 있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지역별 편차다. 어느 지역은 80%가량의 중학교에 정보교사가 있지만, 또 다른 지역은 20% 정도에 머물러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어떤 학생이 전학할 경우 중학교 과정 중 단 한 시간의 정보교육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다행히 2025년부터 적용될 다음 교육과정의 개정을 위해 인공지능과 데이터 과학 등 정보교육의 핵심 내용이 대폭 보강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고교학점제로 대표되는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다양한 선택 과목을 제공하여 미래 세대가 갖추어야 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공교육이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하여 학교는 다양한 과목을 제공하고 학생들은 자신의 희망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첫째,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을 모두 아우르고 초중고를 관통하여 대학교육에까지 이어지는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정보 교육과정이 수립되어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에서 ‘정보’라는 교과가 명확히 있어야 학생들의 선택권이 올바르게 행사될 수 있다. 둘째, 중고등학교 정보교육을 본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해서는 전 학년에 걸쳐 적어도 매주 1~2시간, 연간 34~68시간의 정보교육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같은 준비를 통해 우리의 다음 세대들은 이미 다가온 미래 환경에 보다 자기 주도적으로 적응할 수 있으며, 포용과 배려, 책임감과 역량을 갖춘 주체적인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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