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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교육이 미래다, 세계 최고 수준 AI 혁신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이재호 (사)한국정보교육학회 회장,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시대가 발전하면서 인재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변했다. 영재교육의 아버지로 불리는 터먼이 1920년대 미국에서 영재를 대상으로 추적연구를 시작하면서 영재 선발 기준으로 사용한 것은 ‘지능’이었다. 이후 시대가 변화해오면서 ‘창의성’ ‘집중력’ ‘문제해결력’ ‘의사소통력’ ‘기업가정신’ ‘공감능력’ 등이 핵심 역량 요인으로 추가되었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하면서는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이 핵심 역량 요인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AI 시대의 역량 계발에 대한 요구와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세계 각국은 체계적인 교육을 통하여 AI 핵심 역량을 갖춘 AI 혁신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2021년 4월 14일 제6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혁신적 포용사회를 선도할 빅3+AI 인재양성 방안’을 발표하여 급변하는 사회수요에 신속하게 반응하는 교육체제를 구축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 제시된 교육체제는 대학과 기업 중심으로 계획되어 있어,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 간의 연계는 고려되지 않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AI 혁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교육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2021년 4월 20일에는 교육부,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공동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 추진계획을 발표했으며,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 교육 구현과 미래 역량을 갖춘 자기주도적 혁신 인재 양성’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비전에서 제시한 ‘미래 역량’과 ‘자기주도적 혁신 인재’는 ‘AI 시대의 인재’이기에, 이번 교육과정의 개정을 통하여 AI 혁신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였다.



이번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정확한 AI 시대의 미래 역량을 설정하는 것이다. AI가 주도하는 시대라 해서 단순히 AI를 활용하는 것에 치중해서는 미래 역량을 계발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AI 시대의 미래 역량은 ‘SW코딩 기반의 컴퓨팅 사고력’으로 정의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AI 융합교육의 전면적인 시행이다. AI가 주도하는 시대에는 가능한 모든 교과에서 AI 융합교육이 이뤄져야 하며, 이를 통해 미래인재는 AI 활용 소양을 습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는 AI 융합교육이 성공할 수 있는 기초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AI 융합교육으로 단순히 AI 서비스(예: 머신러닝)를 체험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미래 핵심 역량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SW코딩에 기반한 AI 융합교육이 시행돼야 한다.


이상과 같은 방안이 구현되기 위해서 초등정보교육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현재 초등학교의 정보교육은 6학년에 시행되고 있다. 한국정보교육학회가 전국의 초등교사 91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정보교육이 3~4학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52.3%로 그 비율이 가장 높았고, 1~2학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28.6%였으며, 현행과 같은 5~6학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19.1%로 가장 낮게 조사되었다. 지금의 교육 시기는 너무 늦다는 것이다.


AI 시대의 인재 양성을 위하여 정보교육 시기를 초등학교 3~4학년으로 앞당기고, 이후 AI 융합교육을 시행하는 교육체제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SW/AI 디바이드’가 발생할 수 있다. 초등학생 자녀에게 SW 사교육을 시키고 있는 학부모 1848명을 대상으로 한국정보교육학회가 자체적으로 설문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자녀를 SW 사교육에 참여시키는 이유는 ‘학교 교육 부족(42.9%)’ ‘진로와 직업 선택의 폭 확대(31.4%)’ ‘미래 핵심 역량 계발(19.9%)’의 순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학교에서 충분한 SW 교육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학부모는 자녀의 미래 진로 선택과 핵심 역량 계발을 위한 기회를 SW 사교육을 통하여 잡으려 하는 것이다. 초등학생 시기에 SW 사교육을 받은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의 역량 격차는 발생할 것이고, 상급 학교로 진급하면서 그 격차가 심화될 것이며, 성인이 된 후에는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가 될 것이다. 공교육 체제에서 정보교육을 강화하여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미래사회 인재 양성에 대한 요구와 관심이 뜨겁다. 미래세대인 초중등학생에게 ‘SW코딩 기반의 컴퓨팅 사고력’을 계발할 수 있는 정보교육을 공교육 체제에서 시행해야 하는 것은 AI 시대 사회적인 요구사항이며 국가적인 책무이기도 하다.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 정보교육을 3~4학년군에서 시행’하고 ‘초중등교육에서 SW코딩에 기반한 AI 융합교육을 시행’하는 교육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교육부와 관계 기관이 공동으로 천명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비전이 진정으로 구현되어 세계 최고 수준의 AI 혁신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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